오늘은 맑았고, 바람이 기분 좋게 불었고, 가로수길을 걷는 걸음이 가벼웠던 날입니다. 그리고 위키드가 두번째 생일을 맞은 날이기도 해요. 2년간의 위키드는 작은 것들은 많이 변했고, 큰 것들은 변하지 않은 채 오늘을 맞이했습니다. 뜨거운 열정보다 미지근한 지속가능함을 사랑하게 된 위키드는, 내추럴와인의 소란스러움이 조금 가라앉은 2021년의 가을을 지나고 있음이 살짝 기뻐요. 그리고 9월 안에 위키드에 모일 멋진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청소도 하고, 매뉴얼도 새로 만들고, 미션의 의미를 매일매일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얘기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 건 싫고, 손에 잡혀도 다시 얘기해봐야 할 것이 있다면 충분히 들여다보아야겠죠. 와인도, 올해의 9월도 비슷한 무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쉽게 와인을 얘기하는 회사, 위키드의 목요와인레터가 오늘은 심야라디오로 전해집니다 ☺ 오늘의 포도공부 💎 피노누아 봄의 화창함이 나른하다면 가을의 화창함은 멜랑꼴리. 그 기분을 즐기기에 피노누아보다 적합한 포도는 없습니다. 와인산업에서 만들어낸 클리셰 중 절대 부정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명제는 '가을엔 피노누아' 문장같아요. 피노누아는 예민하고 다루기 어렵습니다. 부르고뉴의 냉해에 순식간에 무너져 그 해의 농부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고, 가녀린 산도와 몸집으로 휘청휘청한 어른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땅과 사람과 날씨가 만나 멋진 삼각형을 그리게 되면 그 폭발적인 향과 섬세함은 그 어떤 포도도 이길 수 없는 황홀한 퍼포먼스를 펼쳐냅니다. 오늘은 위키드 2주년이니까 사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부르고뉴 마을 이름 얘기해보기! 저는 흑설탕과 계피다발이 살로메의 춤을 추는 '등급 높은' 샹볼뮤지니를 좋아합니다. 왕처럼 거침없는 쥬브레샹베르탱, 밸런스의 상징 부조,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레생드니, 단단하고 견고한 뉘생조르쥬 마을과 비교했을 때 가장 섬세하고 우아한 건 역시 샹볼뮤지니 마을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논리보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단으로 여러분을 유혹해보았습니다. 그 어느 가을날 피노누아를, 샹볼뮤지니 밭에서 재배된 피노누아로 만든 레드와인을 마시고 싶어진다면, 오늘의 가로수길 위키드 잊지 마세요 😚 육포페어링 육포를 선물받았습니다(감사합니다! ☺) 새로운 재료가 목격되면 바로 페어링해보는 위키드팀. 마침 프랑스에서 날아온 로제와인이 있기에 바로 페어링해보았는데요, 로제지만 구조감이 단단하고 오크에 숙성된 무르익은 바닐라 터치가 더해져 육포와 아주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고 생각했습니다만, 역시 페어링은 실전에 가보지 않으면 몰라요. 각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 😊 우리는 병당 10유로 정도의 남프랑스 레드와인을 그리워했죠. 쿰쿰한 흙냄새로 어지러운, 시골스럽고 구수한 론 남부의 마을단위 레드와인 한 병은 편의점에서 파는 육포와도 무척 잘 어울립니다. 남부 론의 레드와인은 쉬라, 그르나슈, 마르산느 등이 블렌딩돼 그 자체로 오묘한 지구의 맛을 냅니다. 거기에 육포를 페어링하는 호기로움을 발휘해보세요 😍 오늘의 에티켓공부 Q. 와인 따를 때 두손으로 따르면 안되나요? 노 프라블럼. 당신이 숙련된 프렌치 레스토랑의 전문 소믈리에라면 퍼포먼스 테크닉도 분명히 필요하지만(바라보는 손님들의 시선을 자극해 더 많은 와인을 판매해 매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일반인으로써의 당신에게 주어진 숙제는 오직 하나. 와인을 흘리지 않고 잔에 정량 채우는 것입니다. 거의 다 따랐다고 생각했을 때 병목을 공기처럼 가볍게 돌려, 병목에 묻은 와인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순식간에 푸어링을 마무리한다면 더 보기 좋겠죠. 바닥을 닦는 소란스러움도 방지할 수 있을테구요. 와인애티튜드 중 잔을 부딪치고 건배할 때 상대의 눈을 0.2초간 바라봐야 한다는 것 말고는 '꼭 해야 하는' 예의범절은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러니 걱정말고 두 손으로 따라 보세요. 흘리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동작입니다. ![]() 위키드 두번째 생일 🍎 오늘은 위키드의 두번째 생일입니다. 지난 2년간 위키드에서 해왔던 많은 일들 중, 버리거나 후회하는 일 없이 모든 요소들이 지금이라는 '미래'에 보탬이 되었음을 감사하는 중이예요. 어제는 미리 위키드케이크에 초를 붙였습니다. 우리는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축적된 커스토머의 신뢰와, 그것으로 인해 연결된 구독서비스를 통해 멋진 비즈니스로 넥스트 스텝을 밟았습니다. 하반기, 달라지지 않지만 좀 더 융합될 위키드의 브랜딩을 즐겁게 지켜봐주세요. 우리는 지금 가로수길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홈페이지 www.wkd-seoul.com 디너바예약(화-토요일 5:30pm 오픈) https://booking.naver.com/booking/6/bizes/417548 수신거부 Unsubscribe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문장으로 쓰인 와인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