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와인을 좋아해요. 위키드에 자주 가고 싶지만 너무 멀어서 동네 마트나 와인숍을 애용하곤 하죠. 그런데 가끔, 직원이 추천해준 와인이 설명과 달라 곤혹스러울 때가 있어요. 무례한 줄은 알지만 "이 와인 드셔보셨어요?"라고 물으면 "저는 마셔보진 않았는데 다른 직원들이 다 맛있다고 하더라구요."라는 대답을 들을 때도 있어요. 원래 와인추천은 통상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합의되어 있는 건가요? 제가 괜히 예민한 건 아닌지 걱정돼요.
사연 보내주신 독자분께 감사드려요.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든 와인을 직원들이 마셔보고 추천하는 위키드 철학과는 무척 다른 상황을 경험하셨네요. 초콜렛 가게의 직원은 먹어 본 맛을 토대로 초콜렛을 추천하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직원은 먹어본 경험을 추천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와인이라고 다를까요? 며칠전 윜언니는 성수동에 오픈한 핫한 식당에 갔다가 좋아하는 와인 한 병을 주문했어요. 이미 여러번 마셔본 와인이기 때문에 맛의 정도와 상태를 정확히 인지한 상태였죠. 그런데 아뿔싸, 이 와인은 보관이 잘못된 건지 완전히 산화돼서 역한 위스키 향만 남아있었어요. 조심스럽게 스탭에게 상황을 설명했는데, 직원은 그 와인의 원래 상태가 어떤지, 지금의 상태가 어떤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어요. 마셔보지 않은 와인이었던 거죠. 병당 10만원이 넘는 와인을 마시는데, 그 '상품'의 온도, 컨디션, 산화된 정도를 체크해줄 수 없는 스탭이 와인을 권한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위키드는 마시는 사람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맛을 선택할 수있도록 가이드하는 회사입니다. 마셔보지 않은 와인을 권하거나 판매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지요. 이런 진정성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10년 전 치킨집 생겨나는 속도로 와인샵이 생겨나는 속도를 보니 시장의 스피드에 비해 정말 '좋아지는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정직한 와인을, 정직한 소개로 판매했으면 해요. 지금도 수많은 식당과 와인샵에서 와인을 소비하는 '소비자 윜언니'는, 제가 구입한 모르는 와인에 대해서 그 가격만큼은 만족하고 싶거든요. 그걸 전하는 사람의 태도와 마음을, 사장님이 모른다면 소비자가 사장님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