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와인레터 #44 오늘 레터는 방학, 여름, 복숭아

2021. 8. 5.

오늘은 광고와 홍보없이 차분히 쉬어가는 레터를 준비했습니다. 조용한 서울, 폭염의 밤, 친구가 된 코로나와 함께하는 2021년의 여름휴가를 즐기는 모든 분들께 선물같은 레터가 되기를 바랍니다.

💎 화이트와인과 여름복숭아 페어링 에세이

학교다닐 때도 쉬는 시간이 있고 여름방학이 있었죠. 오늘은 43회를 이끌어온 명료한 포도공부 대신 에세이를 통한 쉬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지난주, 위키드는 문학동네 신간 <낮술>을 소개하며 인스타그램 낮술모먼트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수많은 분들이 적어주신 낮술모먼트를 읽고 답하며 취하는 기분으로 행복했던 주간이었습니다. 그 중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당첨자분의 문장에서 이런 단어를 발견했어요. 화이트와인과 여름복숭아. 쉬워보이지만 공간도, 계절도, 시간도, 재료도 준비되어야 탄생되는 사실은 어려운 '현상'입니다.

페어링을 대할 때는 소공녀의 민친선생이나 B사감처럼 뾰족하고 정확한 완벽함을 추구하는 위키드이지만, 이 단어를 목격한 순간만큼은 페어링로직 말고 낙원의 녹색 여름과수원을 상상하면서 시간을 사용했어요. 맞아요, 화이트와인에 단단한 여름복숭아를 먹으면 대부분 좀 쓰고, 알콜릭해집니다. 공부로만 페어링을 바라본다면 어울림의 마음에 도달하기 전에 맞거나 맞지 않음으로만 정의되겠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덧셈뺄셈 페어링만 필요한 건 아닙니다. 화이트와인, 여름, 복숭아. 그 자체만으로 완성도 있고 아름다운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휴가를 간 기분에 도달하게 되니까요. 그렇다면 페어링의 본질은 숫자나 무게가 아니라 마음과 기분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도달하고 나서 찾아나서는 여정 또는 모험이 되겠죠.

오늘은 여러분도 위키드가 알려드렸던 포도공부 복습이나 단맛 신맛 페어링 로직 말고 좋아하는 단어들과 마시고 싶은 와인의 이름을 나열해보세요. 아래의 나열들이 아마도 정부 다 정답일 거예요 😀

🍋 포도주스같은 레드와인, 숲속의 정원, 캠핑, 산딸기

🍐 달콤한 황금색 디저트와인, 그리스, 고양이, 석쇠에 구운 정어리

🍑 여름, 복숭아, 과수원, 화이트와인

여러분의 2021년 여름페어링은 어떤 단어들로 나열될 예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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