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소한 일들이 가벼운 무게로 매일매일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문의 영광 와인셀러 팝업도 순항중이구요, 곧 세상에 없는 귀염뽀짝 썸머굳즈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협업문의가 들어오는데, 프로젝트 들어오면 "꺄아아" 소리지르기 이전에 "이게 정말 우리의 와인경험을 확장하는 일일까?" 순수한 질문을 던지는 팀원들이 WKD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뉴스레터 구독자분들이 조용히 지켜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오늘의 공부는 '페코리노'입니다. 이탈리아를 친애하는 분들을 위해 작성했어요 🥂

살면서 알아두면 좋은 포도품종에는 약 20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페코리노도 그중 하나일 것 같아요. 페코리노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치즈이름이네' 생각하셨다면 정답, '이탈리아 청포도네' 생각하셨다면 그것도 정답입니다. 오늘 언급된 페코리노는 이탈리아 중부 마르케주의 토착품종인데요, 토착품종이 천가지도 넘는 다채롭고 다변적인 이탈리아에서 주품종으로 언급되어질만한 청포도라니, 분명한 의미와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거겠죠?

페코리노는 얼핏 보면 평범합니다. 과일향은 달큰하게 무르익은 과일이 아니라 라임, 자몽 등 평범하고 가벼운 시트러스 계열. 거기에 로즈마리, 민트, 레몬밤의 여리여리한 허브 향이 살짝 추가됩니다. 입안에서 차르르하게 오일처럼 달라붙은 뒤 찰싹찰싹 소리를 내요. 나대지 않는 산도와 짭짤한 끝맛을 가진 이 평범한 청포도가 우리집 냉장고에 있으면 왜 그렇게 든든할까? 혹시 국민간식 만두랑 어울리기 때문일까? ㅎㅎ 그 이유는 2번 페어링챕터에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

기름진 음식을 산뜻하게 클렌징시켜주고, 평범한 재료를 빛나게 해주는 페코리노는 다음과 같은 요리에 아주 잘 어울립니다,

✍️ 그 결과,

짖궃은 프랑스 친구들은 아이컨택 없이 와인을 마시는 친구들에게 "안 쳐다봐?"라며 앙팡테리블하게 놀려대곤 합니다. 와인 종주국인 유럽에서, 건배한 뒤 눈을 마주치지 않는 건 아주 무례한 일이지요. 어른과 술을 마실 때 몸을 옆으로 돌려 손으로 술잔을 가린 뒤 조심스럽게 마시는 한국의 술문화와 비슷한 사례랄까요. 눈을 바라보고, 마주치고, 와르르 웃는 순간이 프랑스 친구들에겐 정말 중요하다고 해요. 3~4초 바라보는 건 좀 이상해보이지만 😁 0.1~5초간 눈을 마주치며 "당신과 와인을 마시는 이 순간에는 큰 의미가 있어요"라며 마음을 교환하는 일은 자연스럽고 멋진 일.

온도도, 스월링도, 향을 맡는 일도 '선택'의 영역이지만, 0.1~5초간의 아이컨택은 '필수의 영역'인듯합니다. 잔을 부딪치고, 그리고 바라보세요. 행복해지고 즐거워질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