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최근에 들었던 가장 슬픈 말은 오늘 레터의 제목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강의했는데 '어차피 술마시면 기억안나요, 대충하세요'라는 말이 저는 그렇게 슬프더라구요 👻 그 말이 정답인줄 알고 대충대충 살았더라면, 저는 조금 억울했을 것 같습니다. 와인이 얼마나 맛있는지, 와인의 세계가 얼마나 다양한지, 와인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삶의 일부들이 수정될 수 있는지 단 한번이라도 경험해봤다면 그런 말은 불가능하니까요. 어차피 술마시면 기억안나요-> 라는 문장을 저는, '와인을 마시면 인생 궤도에 약  1도 정도의 변화가 발생하며 총량의 좌표가 달라집니다'라고 정정해주고 싶습니다 :)

와인강의를 할 때 와인잔을 흔들어 깨우로 입술을 열어 호로록 에어레이션 하는 과정을 강조합니다. 그 이유는 전문가처럼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졸립고 귀찮고 피로한 와인을 소환해 우리랑 같이 재밌게 놀자고 회유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별 것 아니었던 정체성이 신분상승하고,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처음에는 드러내지 않던 향을 폭발합니다. 이 과정을 인지하고 감각하는 것만으로도 대화가 풍성해지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할 용기가 생겨요. 그러니 와인을 핑계로 만났지만, 핵심은 와인이 아니라 사람이며, 우리는 그 변주의 과정을 즐기는 것입니다. 어쩌면 술마시면 기억 안나는 건 내 흐트러진 모습일뿐, 대충하지 말아야 하는 건 눈앞에 놓인 와인 한병이 어디서 어떻게 도달했는지 그 과정을 추론할 때 주변인과 나눈 즐거운 대화일겁니다. 정해진 것도, 앵무새처럼 따라해야 하는 말도 불필요한 이번 인생입니다. 모든 추를 나에게 두고, 그 곁에 와인 한병이 차갑게 칠링되어져있음에 감사하며, 진귀한 시간을 경쾌하게 보내보기! ☺️ 이번주, 우리 모두들 고생 많았습니다. 요즘은 와인을 마시는 마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

🍷 무음와인독서회

와인기반 커뮤니티로 쑥쑥 성장하고 있는 위키드이프. 매주 수요일/ 토요일 위키드를 지나다보면 북적북적 재밌는 소셜와인행사로 분주한 매장을 보실 수 있을텐데요, 10월부터는 MBTI워크샵 외에도 오행와인페어링, 무음와인독서회 등 기상천회한 와인모임이 좀 더 추가되었습니다. 아무도 말하면 안되는 무음와인독서회, 트레바리에서 신청하세요!

📌 10/14 토요일 오후 1시-4시 
📌 아무 말없이, 무제한 와인을 마시며, 마음껏 책 읽는 토요일의 힐링 오후
📌 무음와인독서회는 매분 매초 계속되는 회의, 미팅, 수다로 지친 우리들의 일상을 '잠깐 멈춤'하고 낯선 사람들과 대화없이 책을 읽는 시간입니다. 서울숲 근처의 채광 좋은 와인바에서 아무 말없이, 무제한 와인을 마시며, 마음껏 책 읽고, 멍 때리는 그런 한적한 오후를 준비했어요.